아이 두돌 때, 반려 식물을 선물했다. 작은 올리브나무 화문을 준비해두고,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돌아오자마자 소개해줬다.
"이 나무 이름은 벤지야.
앞으로 네가 물도 주고, 예쁘다 예쁘다 하며 잘 키워봐.
벤지가 네 평생 친구가 되어줄거야."
갓 24 개월이 된 우리 아이가 어디까지 이해했는지 모르겠다. 아이는 자신이 손에 들고 있던 자동자 장난감으로 벤지를 슥슥 문지르며 "예쁘다. 예쁘다" 했다. 아이는 생각보다 많은 말을 이해하고 있나보다.
그 뒤로 아이는 벤지에게 직접 물을 줬다. 갑자기 벤지를 찾으며 베란다에 놓아둔 벤지를 거실로 데리고 들어오기도 했다.( 동시에 화분 위 돌맹이들이 거실을 굴러다녔다 ....ㅠ)
연말에는 3달동안 열심히 키운 벤지의 키를 쟀다. 연말에 벤지가 성장한 정도를 돈으로 환산에서 기부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벤지의 키만큼 스티커를 붙여서 돈으로 환산했다. 벤치의 키는 파란 스티커 30개와 같았다. 함께 키를 잰 후, 아이게게 총 3만원어치 기부를 할 수 있다고 설명해주었다.
첫 경제 교육 아이템, 기부
아이를 위한 경제 교육은 돈 잘 버는 아이로 키우는 것이 아니다. 아이가 돈과 함께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을 가르치기 위함이다. 그 교육의 출발점에서 "기부와 정직"의 개념을 알려준다면 경제 교육의 첫발을 아주 잘 뗀 것이다.
- 김금선 <내 아이의 부자 수업> -
아이의 첫번째 경제 교육 아이템은 '기부'가 좋겠다고 생각했다. 나도 기부를 한 경험이 많지 않지만, 이 참에 아이와 함께 꾸준히 해봐도 좋을 것 같았다. 보톤 돈을 써서 내 욕구를 채우는데, 기부는 타인을 걱정해서 돈을 쓴다. '내 아이의 부자 수업'이라는 책에도 위와 같은 글귀가 나온다. 아이를 위한 경제 교육은 아이가 돈과 함께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라는 말이다. 얼마나 버는지 보다 중요한 부분일 것이다.
이 책은 유대인 경제 교육을 바탕으로 쓰여졌다. 유대인들의 경제 교육은 아이가 6개월일때부터 시작하는 모양이다. 아이가 6개월일 때 처음으로 동전을 기부함에 넣도록 한다고 한다. 아이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하는 지출이 바로 '기부'인 것이다. 돈의 중요성만 강조하다가 자칫하면 탐욕스럽고 인색한 사람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우리 아이가 돈에 밝은 아이가 되었으면 좋겠는데, 돈만 밝히는 안하무인은 되지 않았으면 한다. 돈의 중요성을 가르치기 전에 '기부와 정직'이라는 가치관을 잘 심어주어야 하는 이유이다.
두 돌 된 아이에게 반려 식물을 선물하면서 함께 하는 기쁨을 직접 느끼기를 바랬고, 식물을 키워서 얻은 돈으로 기부하도록 하면서 나눔의 기쁨을 느끼길 바란다. 우리 아이가 돈에 대한 올바를 가치관을 가지게 된다면, 중요한 돈을 현명하게 사용 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애란원 책 기부
아이와 모은 돈 3만원을 가지고, 애란원 이라는 곳에 책을 기부하기로 했다. 애란원은 위기 임신, 출산에 처한 미혼모자 및 임산부들을 위한 시설이다.
애란원
청소년 미혼모 특화, 위기임신‧출산에 처한 미혼모자 및 임산부들에게 기본 숙식, 분만, 산후조리, 양육, 중‧고교 위탁교육 및 자립을 지원
www.aeranwon.org
나는 애란원을 자상한시간이라는 서점•카페에서 알 게 되었다. Instagram link. https://www.instagram.com/p/CM_L4zIlKIf/?utm_medium=copy_link
자상한 시간에서는 글쓰기 수업 및 독서 모임 등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 곳 모임에 참가했다가 쌓은 인연으로 종종 방문하고 있다. 참 따뜻한 공간이다. 이 곳을 통해 애란원의 산모와 아이를 위한 책을 기부할 수 있다.
토요일에 아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신랑과 걸어 자상한 시간에 도착했다. 우리 아이가 처음 "행복해"라는 단어를 배운 <기분을 말해봐 -앤서니브라운-> 과 아이를 낳고 얼마 안되었을 때 내가 읽고 위로 받았던 <아름다운 아이 -R. J. 팔라시오>, 그리고 다양한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을 담은 <일상애쓰다 - 박나영, 이유, 황세원, 김진선, 안은비> 를 기부하기로 했다.
아이에게 책을 보여주고, 같이 전달할 메모도 작성했다. 모든 아이들이 "행복해"라는 말을 많이 사용하기를 바라며 책기부를 했다.
이번엔 거의 엄마의 주도로 이루어진 기부였지만, 내년에는 우리 아이가 직접 책도 고르고 문구도 고를 것 같다. 매해 함께 기부 하는 시간이 쌓으면서 우리 아이에 마음에도 선한 마음이 쌓길 바란다.
돈은 버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어떻게 쓰는 지가 훨씬 중요하다. 우리 아이가 올바른 마음으로 돈을 사용하도록 하기 위해 경제 교육은 '기부'에서 시작하는 게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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